“AI가 휴가신청 결재한다”… 제논, ‘액셔너블 AI’ 공개

입력 2025-11-06 00:26

“경비를 기안할 거야. 총액은 7900원이야.” 이렇게 명령을 입력하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직접 사이트에 접속해 경비 신청 메뉴를 찾고 양식에 맞춰 입력한 뒤 제출까지 마쳤다. AI가 직접 사용자 컴퓨터 폴더에 접근해 파일을 찾아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가능했다. 생성형 AI가 질의응답 등 보조 수준을 넘어 직접 시스템을 제어하며 업무를 실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용 AI 솔루션 전문 기업 제논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솔루션 ‘원에이전트’를 공개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비전언어모델(VLM)이 결합한 멀티모달 AI가 브라우저와 운영체제를 직접 제어해 실질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한 ‘액셔너블 AI’다.

원에이전트는 웹 기반 시스템을 자동 탐색하고 동적 콘텐츠를 이해해 명령을 수행하는 ‘브라우저 유즈’와 사용자의 로컬 컴퓨터 환경에서 파일 시스템을 탐색하고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자동화하는 ‘컴퓨터 유즈’ 기술을 기반으로 실행된다. 제논은 이를 통해 휴가·출장 신청, 회계 분석 등 HR·재무 관련 업무부터 재고관리·발주 신청 등 공급망 관리(SCM), 데이터 분석 및 리포트 생성 같은 리서치 업무, 민원회신·행정 문서 처리 등 공공 행정 업무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ROI) 관점에서 성공적인 사례는 많지 않다. 고 대표는 “‘브라우저 유즈’와 ‘컴퓨터 유즈’를 상용화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일 것”이라며 “AI가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사람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일에 집중해 업무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AI 컨설팅 기업으로 출발한 제논은 금융·발전 등 고규제 산업을 중심으로 2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4월엔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제논은 차세대 AI 에이전트가 향후 ‘피지컬 AI’ 기술과도 결합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고 대표는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의 패러다임 시프터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