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난 아직 새싹배우, 안주하지 않으려 도전해요”

입력 2025-11-06 01:06
지니 TV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신분을 위장한 채 복수를 준비하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 전여빈. 극 중 복수 파트너 가회장(문성근)과 악독한 사이코패스 가선영(장윤주), 로맨스 상대 전동민(진영) 등과 호흡을 맞추며 각양각색의 ‘케미’를 보여줬다. 전여빈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mmm 제공

‘흙수저 영란이, 너는 너 자체로 행복할 자격이 있다.’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대본을 받아 든 배우 전여빈(36)은 작품을 요약한 이 문장에 마음이 요동쳤다. 재벌가, 계약 결혼 등의 자극적 소재를 앞세운 작품 안에서 오히려 깊은 위로를 발견했다. “세상에 태어난 존재라면 누구나 마땅히 행복할 수 있다는 그 말이 큰 위로로 느껴졌어요. 모두에게 필요한 얘기라 생각했고, 제가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죠.”

ENA에서 방송된 지니 TV 오리지널 12부작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는 회차마다 범죄, 스릴러, 로맨스, 코미디, 휴먼 드라마 등 장르를 오가며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입소문에 힘입어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오다 4일 최종회에서 7.1%(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17.5%)에 이어 ENA 드라마 역대 2위 기록이다.

종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여빈은 “시청률 7%를 넘기면 제작사에서 발리로 포상휴가를 보내주기로 했다.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과 가다니 더 기쁘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사랑해 주신 시청자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는 가난하고 불우하게 살던 김영란(전여빈)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의 개인 경호원으로 취직했다가 재산을 노리는 의붓자식(장윤주)을 향한 회장의 복수를 돕기 위해 그와 계약 결혼한 뒤 시골 마을로 숨어들어 부세미라는 이름의 유치원 교사로 신분을 위장해 살아남는 이야기다.

전여빈은 차가운 재벌가의 초라한 영란과 따뜻한 시골 마을의 화사한 세미를 오가며 사실상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소화했다. 그는 “영란은 버림받은 길고양이처럼 절박하고 거친 느낌으로, 세미는 겉으론 다정하고 반듯하지만 그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며 “시소 같은 작품에서 내가 중심축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역할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 타이틀롤은 처음이다. 전여빈은 “데뷔 때부터 모든 기회가 소중했고 늘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며 “작품마다 ‘누가 되지 않도록 내 역할을 잘하는 건 물론이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점점 더 커진다”고 털어놨다.

전여빈은 2012년부터 독립 영화를 꾸준히 찍다 2018년 ‘죄 많은 소녀’로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후 영화 ‘외계+인 1부’(2022) ‘하얼빈’(2024),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2019) ‘빈센조’(tvN·2021) ‘우리영화’(SBS·2025)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전여빈은 “아직도 ‘새싹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몸과 마음을 바쳐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데도 늘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어지고, 도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