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무슬림… 임대료 동결·부자증세 등 공약

입력 2025-11-06 00:02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조란 맘다니가 4일(현지시간) 브루클린 파라마운트극장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는 방법을 보여주려 한다면 이 도시를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AP뉴시스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34)는 우간다에서 태어난 인도계 무슬림으로, 불과 7년 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 2세다.

맘다니라는 이름은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도 다소 생소해 잘못 부르는 일이 속출했다. 선거에서 경쟁한 앤드루 쿠오모는 ‘만다니’나 ‘만다미’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잠다미’라고 불렀다. 이를 놓고 실수를 가장한 흔들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맘다니는 7세 때인 1998년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주했고, 20년 만인 2018년에야 시민권을 따냈다. 그의 가정 환경은 ‘금수저’에 가까웠다. 아버지 마무드 맘다니는 컬럼비아대 교수, 어머니 미야 나이어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두 차례나 올랐던 유명 영화감독이다. 맘다니는 뉴욕의 공립 명문 브롱크스과학고를 졸업한 뒤 메인주의 인문학 명문 보든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맘다니는 대학 졸업 후 아시아계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를 상담하는 진보 활동가로 일하면서 래퍼로도 활동했다. 소수인종과 빈곤층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그는 뉴욕시장 선거에서 주택 임대료 동결과 고소득층 추가 과세 등 좌파 공약으로 지지층을 결집했다.

월가는 맘다니의 공약 실현을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금융사 고위직 일부는 맘다니의 승리를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썼다”며 “월가는 이제 맘다니와 협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주 의원 경력이 전부인 맘다니가 미국 최대 도시를 이끌 능력이 있느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최근 퀴니팩대 여론조사에서 맘다니가 시장직에 걸맞은 경험을 가졌다는 응답은 39%, 가지지 못했다는 답변은 47%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