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입력 2025-11-08 03:02
게티이미지뱅크

국민일보 ‘내 인생의 나침반’이 200회를 맞았다. 지난 4년간 매주 한 편씩 연재된 이 기획에서 각계각층 필자들은 자신의 삶을 이끌어준 구절을 소개하며 독자들과 신앙의 깊이와 삶의 지혜를 나눴다. 200회 특집을 맞아 필자들이 지금까지 인생 구절로 꼽은 말씀 중 중복을 제외한 189개 구절 가운데 가장 많이 선택된 상위 말씀을 소개한다. 이는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필자들이 말씀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가장 많은 필자가 선택한 말씀은 로마서 8장 28절과 이사야 41장 10절이었다. 두 구절 모두 고난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과 보호를 신뢰하는 믿음을 강조하는 말씀이다. 2021년 12월 첫 번째 필자였던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를 꼽으며 2002년 재정경제부 차관 시절 주변의 만류 속에서도 기도 끝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선택의 순간마다 이 말씀이 큰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같은 구절을 선택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역시 “늘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힘이 되고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준 말씀”이라고 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사 41:10)를 나침반 말씀으로 꼽은 필자들은 병상과 사역 현장, 인생의 전환점에서 하나님의 동행과 보호를 약속하는 이 말씀에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구절은 마태복음 6장 33절, 여호수아 1장 9절, 잠언 16장 9절로 집계됐다. 필자들은 이 말씀들이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 맡기고, 두려움 없이 나아갈 용기와 신뢰를 주는 구절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윤금 숙명여대 전 총장은 교수 채용 면접 당시 교정에서 마주한 여호수아 1장 9절을 통해 새로운 믿음이 시작됐다고 회상하며 “이곳을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잠언 16장 9절은 진로 변경이나 새로운 시작 등 인생의 전환점에서 선택된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하나님이 그 걸음을 인도하심을 믿는 삶의 자세를 일깨웠다.

그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구절은 모두 빌립보서 4장에서 나왔다. 6~7절과 13절은 염려를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며, 능력 주시는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을 담고 있다. 이 말씀들은 코로나 시기, 경제적 어려움 등 속에서 필자들에게 위로를 주었다.

신앙인이 갖춰야 할 삶의 태도를 잘 요약한 말씀으로 평가받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역시 여러 필자의 삶에 나침반이 되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은 일상의 작은 순간에도 감사와 기쁨을 잊지 않으려는 다짐의 표현이다. 이 말씀을 통해 단순한 신앙 실천을 넘어 삶의 방향을 바로잡았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이번 지면에 다 소개되지 않았지만, 저마다의 삶의 방향을 정하고 고비를 넘게 한 인생 구절은 다양했다. 필자들은 말씀을 통해 회복의 역사를 경험했다. 그들에게 말씀은 단지 듣기 좋은 문장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고백이자 혼란 속에서 길을 밝혀주는 한 줄기 빛이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