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300만명 규모의 전체 가입자에 대해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시행한다. 무단 소액결제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따른 조치다. 김영섭 대표는 차기 경영진을 선출하는 KT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불참하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 교체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무단 소액 결제 사태에 대한 KT 차원의 후속 조치다. 유심 무상 교체는 5일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심 교체 전담센터를 통한 유선 예약도 가능하다. 예약 고객들은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오는 11일부터는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된다.
유심 교체는 지역별로 순차 진행된다. 광명·금천 등 피해 발생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유심 교체를 할 수 있고, 오는 19일부터는 수도권 및 강원도 전 지역,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 모든 지역으로 확대된다. 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무상 교체 대상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김 대표는 차기 대표이사 공개모집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연임을 포기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번 사고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소액결제 피해 발생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내년 3월까지 활동하며 임기를 마친 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KT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연내 대표이사 후보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전반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며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보안체계 개선과 서비스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