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25조 5항 위반입니다. 범칙금은 4만원입니다. 벌점은 없습니다.”
4일 오전 8시35분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교차로. 출근길 꼬리물기 단속에 나선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며 파란색 1.2t 트럭을 흰색 빗금이 표시된 안전지대로 안내했다. 운전자는 억울하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경찰은 “교차로 내 차량이 많아서 진입하시면 안 된다”고 재차 설명했다.
5분 뒤에는 흰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앞선 트럭처럼 꼬리물기로 진입하다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1시간 정도 교차로 일대를 지켜보니 차량 12대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출근길 차량 정체를 유발하는 꼬리물기가 5분에 1대꼴로 계속된 셈이다. 40인승 고속버스가 무리하게 꼬리물기를 하려다 경찰의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정용우 종로서 교통과장은 “운전자들이 출퇴근시간에 제일 불편해하는 게 교차로 꼬리물기”라며 “이런 운전 습관은 교통신호를 준수하는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출근길 차량 정체를 유발하는 교차로 꼬리물기·끼어들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법규 위반 등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 교통경찰 30여명이 동십자각 교차로 일대에서 운전자 단속, 계도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출근시간대 단속 결과 서울 전역에서 끼어들기와 꼬리물기 등으로 모두 252건이 적발됐다.
교차로 한쪽에서는 경찰이 꼬리물기·끼어들기 금지 팻말을 든 채 지나가는 차량을 상대로 계도 활동을 펼쳤다. 신중식 종로서 안전계장은 “실제로 경찰에 꼬리물기·끼어들기 민원이 제일 많이 들어온다”며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사고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 교통 리(Re)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연말까지 시내 교통 환경과 교통 문화, 차량 흐름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상습 정체 구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개선이 필요한 교차로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보완책을 마련해 단계별로 개선할 예정이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