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를 이행하기 위한 대미투자펀드기금신설특별법(가칭)을 이달 안에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협상 전반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면서도 “아직 개운하지 않다”고 자평했다.
김 장관은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적절한 시일 내에 전략적 투자 MOU에 서명하겠다”며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이달 중 MOU 이행을 위한 특벌볍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자동차 관세의 경우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발효시점을 소급 적용하도록 협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MOU에 따른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한편 비관세 관련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회의를 연내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합의 성과로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해 대만 같은 주요 경쟁국과 동등한 여건을 확보했으며,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의 부담도 미국 측 당초 요구보다 덜어냈다는 취지다. 다만 협상팀 일원으로서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 장관은 “협상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해 그 기울어진 정도를 약간 해소하는 데 그쳤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개운하지 않고 씁쓸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5대 5로 설정된 초기 수익배분 비율, 투자금 납입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시 관세가 인상될 수 있는 점 등에 대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서두에 “이제 시작이다.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국회에 초당적 협력을 부탁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는 여야를 모두 아우른 표현”이라며 “국회가 대통령의 협치 의지에 화답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서는 산불 대응 역량 강화를 다루는 국립공원공단법 일부개정안 등 73건의 법률 공포안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