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연구실 사고 예방을 위해 거점국립대 최초로 연구안전 교육·체험실 건립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는 최근 연구안전 교육·체험실 구축 용역을 공고했다. 연구안전 교육·체험실은 서울대 환경안전원 내 2개 층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다. 준공 시점은 내년 1학기 중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관계자는 “삼성 등 산업현장에선 이미 체험형 교육이 상당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연구실 사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육에 연구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체험실에선 화재 진압, 비상대피, 완강기 사용, 화학물질 폭발, 고압가스 누출 대응, 비상샤워기 사용 등 실험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실습할 수 있다. 서울대는 진압에 어려움이 큰 리튬배터리 화재 등 특수한 상황에 대한 프로그램도 추가로 포함할 계획이다.
서울대가 이 같은 대응에 나선 건 최근 연구실 사고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대 등 국내 거점국립대 1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생한 실험실 사고는 총 228건에 달했다. 특히 2021년 34건에서 2022년 46건, 2023년 52건, 2024년 55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도 9월 기준 4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 서울대 연구실에서 발생한 리튬배터리 화재로 건물 내 4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충남대에서도 지난 7월 산학연교육연구관의 한 연구실에서 폭발이 발생해 1명이 화상을 입었다.
서울대는 연구안전 교육·체험실 운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연구자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정기 안전 교육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 정기 안전 교육은 동영상 교육으로 이뤄지는 데다 단과대별로 제재 유무가 상이해 이수율이 낮은 편”이라며 “체험장이 마련되면 안전 교육 이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