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가정교회 단속으로 구금된 조선족 목사의 딸이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중국 내 지하교회 지도자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시온교회를 설립한 에즈라 진(김명일·56) 목사의 딸 그레이스 진 드렉셀과 사위 빌 드렉셀은 3일(현지시간) WP 기고에서 “중국 당국은 구금 중인 교회 지도자 23명을 아직 공식 기소하지 않았다”며 “당국이 방향을 전환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지도자들이 조속히 자유와 정의를 누리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시온교회 같은 지하교회는 공공 불안을 조장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가 위기 시 헌혈, 상담·재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사회를 돕는 애국적 공동체”라며 “이런 노력들을 범죄시하는 것은 대중의 불만을 키우고 중국의 국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7년 김 목사가 설립한 시온교회는 중국 최대 규모 가정교회 네트워크다. 2018년 정부의 예배당 내 감시카메라 설치 요구를 거부한 뒤 종교 활동 금지와 재산 압류 처분을 받았으나 이후 온·오프라인 병행 예배로 중국 40여개 도시에서 100여개 교회를 개척하는 등 오히려 교세를 확장했다. 중국 공안은 지난달 9~11일 단속을 벌여 11개 도시에서 김 목사를 포함한 가정교회 지도자 20여명을 체포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도 반응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김 목사 등 교회 지도자들의 구금을 규탄하며 이들의 석방과 종교 활동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도 최근 시온교회 구성원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