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곁에서 악보를 넘겨주는 사람을 페이지 터너(Page Turner)라고 부릅니다. 무대 위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이지만 연주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적절한 순간에 조용히 악보를 넘기는 이는 페이지 터너입니다. 그 손길 없이는 완전한 연주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경주에서 열린 APEC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 영광의 뒤편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었습니다. 밤낮없이 현장을 지킨 경찰들, 하루 20t 넘는 쓰레기를 치우며 청결을 지킨 환경미화원들, 묵묵히 봉사한 자원봉사자들과 경주 시민들. 이름 없이 헌신한 이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세계가 감탄한 무대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생을 꿈꿉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무대의 중심이 아니라 그분을 바라보며 자신의 자리를 성실히 지키는 페이지 터너 같은 사람을 더욱 귀하게 여기십니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 25:23) 오늘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섬기는 당신, 하나님은 그 헌신을 기억하시고 기뻐하십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