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믿고 걸어온 지 이제 30년이 되었다. 돌아보니 내 인생은 언제나 하나님 손에 있었다. 내가 바른길을 알지 못했을 때에도, 때로는 어리석은 비둘기처럼 애굽과 앗수르를 향해 눈먼 걸음을 걸었을 때에도, 하나님은 결코 나를 놓지 않으셨다.
언젠가 은퇴하면 지난 삶을 글로 정리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적이 있다. 그 글의 제목을 두 가지로 정해 두었는데 하나는 ‘5번 프리웨이’, 또 하나는 ‘101번 프리웨이’였다. 글의 주제 성구는 로마서 8장 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였다. 그 이유는 곧 알게 되리라.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세가지다. 첫째 하나님을 높이고 사랑하기 위해서다. 미련하고 쓸모없던 내게 생명을 불어넣으시고 하루하루 복음의 감격 속에 살게 하셔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신 그분을 찬양하고 싶다. 둘째 남의 나라에서 이민의 꿈을 안고 왔다가 원치 않는 감옥살이를 하며 절망 속에 존재의 가치를 잃고 탄식하는 형제자매들을 위해서다. 나의 이야기들이 신앙적이고 영적인 메시지가 되어, 갇힌 이들에게 “피투성이라도 살아내라”는 소망의 말씀이 되기를 바란다.
셋째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다. 무턱대고 아버지를 따라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믿고 따라와준 민정이와 재승이, 그리고 평생 미련한 남편 곁을 헌신으로 지켜 준 영원한 동역자, 사랑하는 아내 김경숙 사모에게 드리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 김 사모는 나와 함께 오랜 세월 복음의 길을 걸어온 동역자다. 미국 이민의 삶 속에서도 변함없이 교회와 선교를 섬겼다. 지금도 기도와 사랑으로 나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 이 기록이 개인의 한탄이나 서러움을 푸는 탄원서가 되지 않기를,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한다.
나는 1990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역을 시작했고 1993년 미주 한인예수교장로회(KAP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1994년 갈릴리 선교교회와 오네시모선교회를 설립했다. 갈릴리 선교교회는 미국 교회에 조그마한 교실을 빌려 시작했다. 오네시모선교회는 재소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감옥 속에서 회심한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모임이다. 오네시모는 사도 바울이 빌레몬서에서 언급한, 감옥에서 회심하여 복음의 일꾼으로 세워진 종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이 이름은 곧 우리 사역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과거의 죄와 실패 속에서도 복음의 능력으로 새롭게 태어나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쓰임 받는 인생이 될 수 있다는 소망을 담고 있다.
초기에는 로컬 카운티 교도소(Local County Jail) 방문 사역으로 시작했고 점차 주립 교도소(State Prison)와 연방 교도소(Federal Prison)까지 가게 됐다. 또 가석방자 및 출소자 재활 사역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미국 전역과 중남미 지역까지 사역의 지경을 넓혀, 복음적 회복과 재사회화, 그리고 세계 선교적 파송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약력>△1951년생 △1990년 미국 사역 시작 △1993년 미주 한인예수교장로회(KAPC)에서 목사 안수 △1994년 갈릴리 선교교회와 오네시모 선교회 설립
정리=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