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詩로 쓰는 성경 인물] <64> 요시야

입력 2025-11-04 03:07

신앙 개혁의 타오르는 횃불을 들고
다윗왕의 신앙과 영성 회복을 외치며
유다 전역에서 부흥 사경회를 했던 빛의 선각자
할아버지 므낫세와 아버지 암몬의 패악을 파묘해
검은 역사의 서판에서 지워버리려고 했던
그의 업적은 녹슬지 않는 쇠판에 철필로 쓴 빛의 궤적이 됐으나
왜 애굽과 불필요한 전쟁을 함으로써
천명을 재촉했던가
어쩌면 그의 처절한 개혁과 헌신의 몸부림마저도
므낫세의 패악을 덮지 못했단 말인가
그의 짧은 생애와 허망한 죽음을 아는 이들은
가슴속에 서글픈 눈물을 흘리리니
오늘을 사는 또 다른 요시야들이여
무용담에 매혹되어 낯선 싸움에 나서지 마라
애굽의 활 쏘는 자의 화살이
심장에 박힐 수 있으리니.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요시야는 남 유다 16대 왕으로, 재임 중 종교개혁을 단행한 '개혁의 왕'으로 불린다. 그는 하나님의 눈에 합당한 옳은 일들을 했고 자기 조상 다윗의 길을 따라 걸었다. 성경은 요시야에 대해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왕하 23:25)고 기록한다. 시인은 그를 두고 '유다 전역에서 부흥 사경회를 했던 빛의 선각자'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그의 업적이 '녹슬지 않는 쇠판에 철필로 쓴 빛의 궤적'이 된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러기에 시인은 애굽과의 전쟁에서 그가 당면했던 짧은 생애와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시인은 오늘을 사는 또 다른 요시야들에게 무용담에 매혹되어 낯선 싸움에 나서지 말라고 당부한다. 빛나는 영광의 곁에 이렇게 예기치 않은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계의 말이다. 역사는 언제나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이며 퇴색하지 않는 경륜의 푯대다.

-해설: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