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프린스그룹 국내 거점·후이원그룹 환전소 세무조사

입력 2025-11-04 02:04
연합뉴스TV 제공

국세청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의 국내 거점과 불법자금 세탁처인 금융사 후이원그룹의 국내 환전소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탈세액 추징은 물론 유관기관과 공조해 범죄수익 환수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3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초국가 범죄 수익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생침해’ ‘역외탈세’ ‘불공정행위’ 등 반사회적 탈세 행위에 확실한 불이익을 준다는 원칙을 해외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타깃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다. 국세청은 지난주 국내 거점 및 관련자 조사에 착수했다. 해외 범죄조직이 국내에서 취한 이익과 관련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세청은 먼저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이 서울 강남에 설립한 해외부동산 투자컨설팅 업체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국내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국내 발생 사업소득과 영업직원에 대한 근로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원천세 등을 탈세한 만큼 이 부분부터 징세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업체는 피싱범죄 수익을 세탁해 국외로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국세청 조사 결과 국내 투자자에게서 수천~수억원의 부동산 투자자금을 모집해 국외 송금했지만 실제 부동산 취득 내역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유관기관과 공조해 범죄수익을 환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후이원그룹과 연계된 내국인 A씨에 대한 세무조사도 진행한다. 서울에서 환전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캄보디아에서 범죄조직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후이원그룹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5년간 환전소 운영 관련 수익을 ‘결손’으로 신고했지만 소비지출액이 수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 소득이 불법자금 세탁과 연관 있다고 보고 환전 내역 등을 추적조사해 검증하기로 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해당 법인이) 국내에 환전으로 신고한 금액이 연간 1억원 미만인데, 연간 수백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