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동맹’ 코스피 사상 첫 4200 돌파… 62만닉스·11만전자 반도체 랠리

입력 2025-11-04 00:27
연합뉴스

코스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이후 한층 강화된 ‘인공지능(AI) 동맹’에 대한 기대감으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이익 증대 전망과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확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만전자·60만닉스’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4.37포인트(2.78%) 급등한 4221.87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4200선을 돌파했다. 지난달 27일 4000선을 넘어선 지 5거래일 만에 4200을 뚫었다.

지난달 31일 APEC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AI칩을 26만장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데이터센터 확장과 반도체 기업 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피 강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가 전 거래일보다 10.91% 폭등한 62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처음으로 ‘60만닉스’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도 3.35% 오른 11만1100원을 찍고 ‘11만전자’로 올라섰다.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3477조461억원)에서 두 기업 시가총액(1109조33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1.89%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반도체 수출이 157억3000만 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호조세를 보이면서 국내외 투자의견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8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대폭 조정했다.

LS ELECTRIC(12.30%) 등 전력기기 업종과 전력망 투자에 대한 낙관론 등으로 HD현대에너지솔루션(28.35%)과 같은 친환경 발전 테마 기업도 주가가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둔 두산 주가는 7.27% 오른 101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스피 6번째 ‘황제주’로 등극했다. 글로벌 원전 사업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발전에 따라 연결 수익이 증대될 것이란 예측에서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57% 오른 914.55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데이터센터 증설 시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11.23%) 로보티즈(24.29%) 등의 주가가 올랐다.

코스닥은 연초 대비 현재까지 33.19% 올랐지만 코스피 상승분(75.99%)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디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대 강도(특정 자산이 다른 자산 대비 얼마나 더 강하게 움직이는지 측정하는 지표)가 역사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이전 최고는 2011년 6월 14일 4.5배였다”고 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대 강도는 4.6배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제약·바이오 등 중·소형주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부실기업의 퇴출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