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사진) 산업통상부 장관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현금투자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먼저 활용하는 구조라고 3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CEO 강연회’에서 향후 대미 투자펀드 운용 방향에 대해 “(2000억 달러는) 미국에 그냥 주는 돈이 아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또 대미 현금투자가 한·미 양측의 협의 절차를 거쳐 집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투자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투자위원회와 제가 위원장을 맡은 협력위원회의 공동 동의를 통해 추진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2000억 달러의 투자 기준은 상업적 합리성, 쉽게 말하면 캐시플로(Cash flow·현금흐름)가 창출 가능한 사업에 가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그동안 기업들이 자기 자금으로만 미국에 투자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그렇지 않은 방법(대미 투자펀드)이 하나 더 생겼다”며 “(기업들도) 이 부분을 유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 세부 협상 결과의 공식 문서화 작업과 관련해선 “양해각서(MOU)와 팩트시트(설명자료)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을 ‘터프한 협상가’로 언급한 데 대해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분에게 처음 들었는데,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30차례 이상의 대면·화상 협상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실제로 겁이 났지만 중용 23장(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을 읽으며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아울러 “우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나침반을 손에 쥐고 글로벌 시장의 신항로를 개척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 경제와 산업의 허리인 중견 기업이 산업 AI 대전환 흐름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조업의 AI 전환을 기업과 함께 이룰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