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화 창작, 윤리와 책임을 묻다

입력 2025-11-04 03:05

2023년 한 국제사진대회에서 AI가 생성한 작품이 1위를 차지하고, 사람이 촬영한 사진이 다른 대회 AI 부문에서 수상하는 사례가 등장하는 등 AI와 인간 창작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이러한 AI 시대 문화 창작을 신학적·윤리적으로 성찰하는 시네포럼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진행됐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과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포럼에서 김지혜 문선연 책임연구원은 문화 창작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 그는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모방과 재현을 할 순 있지만 의미를 구성하고 세계에 응답하는 능력은 없다”며 “성육신적 진리를 살아내는 청지기로서의 인간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문화 창조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래 장신대 교수도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창 1:27)대로 창조된 존재로서 창작의 저작권을 갖는데 이는 곧 창작의 책임과 윤리를 지닌다는 뜻”이라며 “AI를 활용하더라도 인간은 진리와 허구를 분별하고 윤리적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의 조성실 센터장은 AI를 활용할 때 저작권 보호와 공정한 보상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공동체의 태도”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제는 AI 활용에 대한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했다. 아르케 애니메이션 대표인 강창훈 목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8개월간 성경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경험을 공유하고 “교회 규모와 관계없이 AI를 통해 공동체 사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