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선 전도 불가능? 학교와 협력하니 길이 열렸다

입력 2025-11-04 03:03
김효성 청년공간이음 목사가 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백석 미셔널 리더스 게더링을 통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학교 공식 초청으로 교실에서 학생 1400여명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온라인 알고리즘을 통해 SNS에서 만난 이들을 대거 교회로 이끌어 복음을 전한다.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해 공유주방을 열어 밥을 지어 먹는다.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맨땅에 헤딩’하는 젊은 사역자들의 사례다.

백석학원은 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백석 미셔널 리더스 게더링(선교적 지도자 모임)’을 개최했다. 모임은 백석학원 50년의 열매인 젊은 사역자들이 고군분투하며 일군 새로운 사역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최새롬 학원복음화 선교사는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난다’는 진단 대신, 교회 밖에 학생들 수십만명이 있다는 데에 주목했다. 그는 “학교에서 복음을 전할 수 없다는 건 오해”라며 학교와 공식 협약(MOU)을 맺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실제 교목이 없는 기독교 계열 학교는 그에게 예배 인도를 요청했고, 유치원은 부모들이 함께하는 ‘무료 돌봄’ 선교 프로그램을 환영했다. 그는 “아무런 조건 없이 아이들을 축복하고 간식을 나누는 활동이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 아이들과 쌓은 신뢰로 2년간 1400명이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효성 청년공간이음 목사는 1인 가구 비율 42%에 달하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공간을 마련했다. 김 목사는 20대 중반까지 교회를 몰랐고 쪽방촌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공유주방’을 거점으로 함께 밥을 짓고 취업 특강과 건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안전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그는 “청년을 선교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언어를 배우고 필요를 채우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역시 선교 현장이었다. 안중호 진실한교회 목사는 개척 초기의 위기를 ‘온라인 말씀 강의’와 ‘공간 대여’로 극복한 사례를 공유했다. 집 꾸미기 SNS 활동 경험을 살려 온라인 추천 방식, 곧 알고리즘을 통해 성도 100%를 모은 마지영 김지유 메시지처치 목사 부부도 발표자로 나섰다. 청소년들과 밥 먹고 여행하다 교회를 일군 무브미니스트리(움직이는선교회·김희범 선교사) 한 사람 양육에 집중한 이너프처치(박선영 전도사) 목회자 자녀들에게 집중한 피케이러브(김한영 목사) 등이 선교적 교회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젊은 목회자들에 대한 격려와 지지도 나왔다. 장동민 백석대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교회가 중심이던 기존 관점을 넘어 하나님이 주체가 되는 선교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유태화 교수는 “비신자들의 삶에도 일반 은총의 흔적이 있다”며 “이것이 복음의 접촉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공규석 교수는 “젊은 사역자들에게 ‘가는 길이 맞다’고 격려하고 기성 교회에는 ‘현장으로 가라’는 선한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화성=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