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가 ‘왕조 구축’을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내년 시즌에도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려면 내부 자유계약선수(FA) 단속과 불펜 강화가 이뤄져야 할 전망이다.
LG는 한화 이글스와의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7전 4선승제)에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때는 한화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최종 성적 85승 3무 56패로 1.5경기 차 1위를 기록했다.
LG는 모두가 인정하는 강팀으로 발돋움했다. 2019년부터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가을야구 단골이 됐다. 최근 3년간 두 차례 KS 정상에 오르는 결실까지 보며 창단 이래 최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연스레 시선은 왕조 구축으로 향한다. 역대 KBO리그에선 해태(1986~1989년)와 현대(1998·2000·2003·2004년), SK(2007·2008·2010년), 삼성(2011~2014년), 두산(2015·2016·2019년) 등이 왕조를 이룬 팀으로 평가받는다. 이 팀들은 특정 기간 최소 세 차례 이상 정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LG 역시 내년 시즌 성적에 따라 왕조로 도약할 수 있다.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끼워졌다.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염경엽 감독과 재계약이 유력하다. 염 감독은 우승 직후 “구단에서 재계약 의사를 확답했다”며 사실상 ‘염경엽 2기’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LG 왕조를 위해서는 두꺼운 선수층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내부 FA 단속이다. FA 대상이 되는 ‘KS MVP’ 김현수와 주장 박해민을 두고 영입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현수는 KS 5경기 타율 0.529에 두 차례 결승타로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49도루로 7년 만에 도루왕을 석권한 박해민은 KS에서 거미줄 같은 수비로 팀을 위기 순간마다 구했다. 둘 다 베테랑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 중심을 잡았고, 염 감독은 공식적으로 이들의 잔류를 희망했다.
유일한 약점인 불펜은 숙제로 남았다. LG는 올해 완벽한 투타 균형을 자랑했다. 정규시즌 팀 타율(0.278)을 비롯해 안타(1366개), 타점(732개), 득점(788개), 출루율(0.361) 등 공격 주요 지표 8개 중 5개에서 1위를 차지했다.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한 선발진도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불펜에서는 김진성과 유영찬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1이닝을 맡길 투수가 부족했다.
구단은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등의 필승조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두각을 나타낸 신예 김영우의 성장에도 주목한다. 염 감독은 “지난여름 불펜 공백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새로 입단한 신인 투수 7명 중 2명을 마무리캠프부터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바로 실전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