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 본사 27층. 열린 소통과 협업을 위해 마련된 임직원 소통 공간 ‘지음’에 디지털·인공지능(AI)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20여 개 부스가 들어섰다. 행사장 안쪽에선 ‘AI 시대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주제로 한 강의도 진행됐다.
GS칼텍스는 이날 임직원들이 각자의 업무 현장에서 추진한 혁신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는 사내 축제 ‘딥 트랜스포메이션 데이(DT 데이)’를 열었다. DT 데이는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기업 문화 자체를 변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돼 올해 3회를 맞았다.
GS칼텍스 홍보팀 직원들이 꾸린 ‘스튜디오 발랄’ 부스에는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렸다. 부스 한쪽 화면에선 GS칼텍스 안전모와 작업복을 착용한 캐릭터가 공장에서 춤을 추는 영상이 상영됐다. 사내 AI를 활용해 직접 만든 영상이다.
이현상 PR(홍보)2팀 책임은 “팀원 4명이 AI 연구를 위해 소모임을 만들었다가 내친 김에 영상까지 제작하게 됐다”며 “대행사에 맡기면 최소 2~3주, 길게는 한 달가량 걸리는데 사내 AI 툴을 이용해 직접 만드니 1주일이면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6개월간 생성형 AI 영상 콘텐츠 20건을 자체 제작했다.
GS칼텍스 내 인기 서비스로 자리 잡은 ‘재무·구매·세무 톡톡’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이 서비스는 재무·구매·세무 관련 궁금증에 답해주는 AI 챗봇으로 재무실 소속 이영미 책임과 김대호 선임, 조현재 선임이 합심해 만들었다. 이들은 각자 두 달 넘는 시간을 프로그램 개발에 쏟아 부었다고 한다.
이 책임은 “팀 내 전화 응대 횟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등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선임은 “신규 입사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하는 걸 보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동료”라며 “데이터와 시스템 기반에 AI를 결합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협업이 가능한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