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고고학 시설 ‘이집트 대박물관’ 개관

입력 2025-11-03 01:25
압델 파타 엘시시(앞줄 왼쪽 일곱 번째) 이집트 대통령과 각국 지도자들이 1일(현지시간) 기자 지역 ‘이집트 대박물관’ 개관식에 참석, 람세스 2세 석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집트 역사 유물 10만여점을 총망라한 ‘이집트 대박물관’이 착공 20년 만인 1일(현지시간) 정식 개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기자 지역에 위치한 이집트 대박물관의 규모는 50만㎡에 달한다. 단일 문명에 헌정된 세계 최대 고고학 시설이다. 공사비로만 10억 달러(1조4300억원)가 들었다. 12개 주요 갤러리에서 기원전 5000년경 선사시대부터 기원후 400년경 로마시대까지의 유물을 전시한다.

박물관 입구 아트리움에는 가장 유명한 파라오 중 한 명인 람세스 2세의 화강암 석상이 서 있다. 3200년 전 작품으로 높이 11.3m, 무게 83t에 이른다. 핵심 전시는 1922년 발굴된 파라오 투탕카멘 무덤의 유물 5000여점이다. 장례용 침대와 전차, 황금 왕좌, 소년 왕의 상징인 황금 마스크 등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전시된다.

박물관 건설은 2005년 시작됐지만 2011년 ‘아랍의 봄’(아랍권 민주화 시위) 이후 3년간 공사가 중단됐다. 완공 후에도 코로나19 대유행,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등의 이유로 정식 개관이 수차례 연기됐다. 최근 1년여간 일부 전시관만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이집트 관광부는 정식 개관으로 관람객이 하루 1만5000명, 연간 5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막식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세계 70여개국의 지도자 및 왕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이 박물관은 7000년 역사를 가진 이집트가 세계에 드리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매체 알아람 위클리는 “루브르 박물관이나 대영 박물관은 제국주의의 산물이지만 이 박물관은 진정성의 산물”이라고 보도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