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조선·해운 보복 철회 합의… 한화오션 ‘마스가’ 시동

입력 2025-11-03 00:02
지난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미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오브메인호가 건조되고 있는 모습.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달 중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해운 기업에 대한 제재를 철회키로 하면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에 부과된 제재 역시 철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한화오션 문제가 ‘생산적’으로 논의됐다.

백악관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 팩트시트(설명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의 해사·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보복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를 철회하고 다양한 해운 기업(shipping entities)에 부과한 제재도 철회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기업인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이 지난달 14일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중국은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하지만 미·중 정상의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이 여러 해운 기업에 부과한 제재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한화오션 자회사 역시 제재 철회 대상이 되는 셈이다.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한화오션 문제가 논의됐다.

미국도 중국의 해사·물류·조선 산업을 겨냥해 시행한 조치를 오는 10일부터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중단할지는 팩트시트에서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301조에 따라 중국과 협상을 지속하고 한국 및 일본과의 조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역사적인 협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팩트시트에는 희토류 수출 통제 철회 등 미·중 정상이 합의한 사안의 상세한 내용도 담겼다. 중국은 미국의 최종 사용자와 전 세계 공급업자들을 위해 희토류 등을 위한 포괄적 허가를 발급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포괄적 허가는 2025년 4월과 2022년 10월에 부과된 중국의 수출 통제를 사실상 해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합성마약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북미 선적을 막고, 다른 특정 화학물질의 전 세계 수출도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은 또 미국을 상대로 발표한 모든 보복성 관세와 비관세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남은 2개월간 최소 1200만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t의 대두를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펜타닐 유입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중국에 부과한 관세 중 10% 포인트를 10일부터 인하한다. 또 그동안 고위급 협상을 통해 서로 대폭 낮춘 관세율을 내년 11월 10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대해 “미국의 경제적 힘과 국가 안보를 지키는 동시에 미국의 노동자, 농민, 가정을 최우선으로 한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