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제질서 중대 변곡점… 협력·연대가 해답”

입력 2025-10-31 18:49 수정 2025-10-31 23:28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을 주재하면서 차기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막걸리로 건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만파식적을 언급하면서 “그 화음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APEC 2025 KOREA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국제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협력과 연대만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확실한 해답”이라고 밝혔다.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글로벌 교역·투자 위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가의 역내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APEC 정상회의 제1세션 개회사에서 “자유무역 질서가 거센 변화를 맞이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무역 및 투자 활성화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가능성을 선사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PEC이 걸어온 여정에 위기를 헤쳐갈 답이 있다”며 “힘을 합쳐 공동 번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궁극의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션에 앞서 각국 정상을 영접했다. 후임 의장국 예우 차원에서 마지막 순서로 입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아 이 대통령은 “환영한다”며 악수를 건넸다. 시 주석은 “경주가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라고 들었다.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에 황남빵을 보자기에 포장해 선물했다. 이날 오전 중국 대표단에도 200상자가 추가 전달됐다. 이에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다른 국가에도 황남빵을 선물하라고 조현 외교부 장관에 지시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접견에선 “포용성장을 추진함으로써 양극화 해소와 지속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부 그룹 저항으로 개별 국가가 (포용성장) 정책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IMF가 포용성장이 중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를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내년 3월 IMF 주최 콘퍼런스에서 포용성장 특별 세션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초청해 환영 만찬도 가졌다. 시 주석과 나란히 만찬장에 입장한 이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신라의 피리 ‘만파식적’을 거론하며 “분열과 파란을 잠재우고 평안을 가져온다는 뜻으로, 나라에 근심이 있을 때마다 불었다”며 “이곳 경주에서 APEC 회원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만파식적 선율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화음이 아태에 평화와 안정, 번영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찬 사회는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 주인공 ‘진우’의 모티브인 배우 차은우가 맡았다. 만찬 메뉴 개발엔 셰프 에드워드 리가 참여했다. 나물비빔밥, 갈비찜, 칠보함에 담긴 파이 등이 제공됐다. 만찬주는 막걸리였다. K팝 스타 지드래곤, 댄서 허니제이·리정 등은 문화공연을 펼쳤다.

경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