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가진 상견례 격의 첫 정상회담에서 선물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마쳤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검은 정장 차림으로 태극기 배지를 단 채 회담장 입구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맞았다. 파란색 자켓을 입은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기 전 태극기에 허리를 숙여 예를 표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의 가벼운 농담으로 웃음이 번졌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총리께서 제 세 가지 꿈을 모두 이루셨다. 드럼·스쿠버다이빙·오토바이”라고 말하자 좌중이 웃음바다가 됐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학 시절 헤비메탈 밴드에서 드럼을 치고, 오토바이를 즐겨탔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두 정상은 서로의 취향을 고려한 선물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취임식에서 좋아한다고 언급한 한국 김과 화장품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바둑을 좋아하는 이 대통령을 위해 이 대통령 고향인 경북 안동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제작된 바둑알과 바둑통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앞마당을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기에 때로는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한다”며 “제 임기 동안 한국 국민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총리님 임기 중에도 일본 국민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협력의 폭을 넓혀가자”며 호응했다.
경주=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