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미래지향적 협력”… 다카이치 “중요한 이웃 나라”

입력 2025-10-30 23:58 수정 2025-10-31 00:14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첫 양자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에서 처음 마주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 나가야 한다”며 과거사와 미래협력적 관계를 투트랙으로 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일·한·미 간 공조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시라는데, 그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격변하는 국제 정세,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그래서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관계,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셔틀 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이 대통령 사이에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첫 대면인 만큼 구체적인 현안은 논의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복원한 셔틀외교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모두발언에서 셔틀외교를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셔틀외교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다.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이 대통령을 곧 뵙기 바란다”고 답했다.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이시바 전 총리를 만나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과거사 문제와 한·일 협력을 투트랙으로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강경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와 우호적으로 회담을 마침에 따라 일본 새 내각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다카아치 총리가 국내 정치 이슈로 극우적 언행에 나설 경우 과거사 문제가 언제든 수면 위로 떠 오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안보·국방 분야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을 체결했다.

경주=최승욱 윤예솔 기자

applesu@kmib.co.kr

경주=최승욱 윤예솔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