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미학 담긴 ‘별빛 블렌드’… 한국 스타벅스서만 맛 본다

입력 2025-11-03 02:21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달 13일 ‘별빛 블렌드’를 국내 단독 출시했다. 세계 최초 자국어 애칭을 원두명에 담은 ‘별다방 블렌드’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국내 MD팀이 직접 기획하고 글로벌 스타벅스의 전문 커피 개발자와 협업해 약 1년 6개월여에 걸쳐 개발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스타벅스 아카데미 센터에 들어서자 은은한 커피 향이 방문객들을 반겼다. 테이블마다 놓인 세 개의 유리잔에선 각기 다른 향이 피어올랐다. 고소한 견과류 향과 부드러운 초콜릿 향에 이어 마지막 잔을 코끝에 가까이 대자 딸기 웨이퍼를 닮은 달콤함과 한라봉의 산뜻한 향이 퍼졌다. 스타벅스가 선보이는 두 번째 한국 단독 원두, ‘별빛 블렌드’였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개점 26주년을 맞아 오직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원두 ‘별빛 블렌드’를 출시했다. 2021년 ‘별다방 블렌드’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한글 표기 원두다. 국내 MD팀이 직접 기획하고 글로벌 스타벅스의 전문 커피 개발자와 협업해 약 1년 6개월에 걸쳐 완성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글로벌 공통 상품을 운영하는 스타벅스가 국내 시장을 위한 단독 제품 개발을 승인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원두명에는 스타벅스를 연상시키는 우리말 ‘별빛’을 담았다. 패키지에는 경복궁과 한옥, 서울 스카이라인, 스타벅스 이대 1호점 등 한국의 대표 건축물과 자연경관이 조화롭게 그려졌다. 김윤하 21대 스타벅스 커피대사는 “핑크빛이 감도는 패키지는 한국의 일출과 일몰을 표현한 것”이라며 “별다방 블렌드가 묵직한 풍미로 한국의 밤을 상징했다면, 별빛 블렌드는 새벽과 해 질 녘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두에서 느껴지는 딸기의 풍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별빛 블렌드는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가공 방식에서 변주를 줬다. 내추럴과 워시드 방식을 함께 적용했다. 김 커피대사는 “요즘은 좋아하는 원산지보다 가공 방식을 더 많이 물어볼 만큼 가공방식이 중요하다”며 “내추럴은 과육의 달콤함과 자연의 향을 남기고, 워시드는 생두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방식을 조합한 별빛 블렌드는 베리류의 풍미가 매력적이고 가볍게 로스팅해 산뜻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원두는 한국인들이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는 묵직한 쓴맛보다는 산미가 있는 상큼함이 특징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번 별빛 블렌드는 특별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만큼 기존 원두와는 다른 개성을 가진 제품으로 개발하고 싶었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딸기와 한라봉 등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스 커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차갑게 즐겨도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별다방 블렌드가 누적 40만개 이상 판매된 데 이어, 별빛 블렌드도 매장에서 ‘오늘의 커피’로 선보인 지 일주일 만에 물량이 소진됐다. 현재는 원두 형태로만 판매되고 있다. 내년 1월 매장에서 재출시될 예정이다.

스타벅스 조윤숙 MD팀장은 “이번 ‘별빛 블렌드’가 또 하나의 스타벅스 코리아를 대표하는 원두가 되어 많은 고객들에게 별빛처럼 반짝이는 순간을 선사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피 상품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