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한화 효과’에 불붙은 코리안시리즈 시청률

입력 2025-10-31 01:06
한화 이글스 팬들이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한국시리즈 경기 중계 시청률은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의 열기가 포스트시즌 안방 시청률로 이어지고 있다. 만년 하위팀 한화 이글스의 돌풍으로 촉발된 효과가 코리안시리즈 흥행으로 이어지며 시청률이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9일 잠실에서 열린 코리안시리즈 3차전 한화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전국 시청률 9.7%(시청자 194만9000명)를 기록했다. 앞서 26일 1차전은 7.2%(144만6000명), 27일 2차전은 8.0%(155만1000명)를 보이며 경기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올해 플레이오프 평균 시청률 7.6%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시리즈가 접전으로 이어지면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플레이오프때부터 예상됐던 흐름이다. 지난 18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시청률은 5.7%로 출발해, 5차전에서 10%를 돌파했다. 시청자 수 역시 107만6000명에서 201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정규시즌부터 ‘한화 효과’는 뚜렷했다. KBO가 7월 16일 발표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전반기 시청 데이터 지표’에 따르면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경기는 6월 8일 한화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로 3.44%(시청자 수 81만2888명)를 기록했다. 시청률 상위 10위(공동 포함) 중 10경기가 한화 경기였고, 1∼4위는 모두 한화와 KIA의 맞대결이었다.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한 한화의 상승세가 방송 시청률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올해 KBO리그는 총 1231만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사실상 수용 한계치에 도달했다. 국내에는 3만석 이상 규모의 대형 구장이 없어 더 이상 관중을 수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매크로(자동 예매 프로그램)로 인해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늘어나며, 야구 소비 방식이 ‘직관’(직접 관람)에서 ‘시청’(중계 관람)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열기는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예견하고 중계권을 확보한 영화관과 OTT는 올해 수혜를 누리고 있다. CGV는 대형 스크린을 활용한 ‘응원전 생중계’를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기준 ‘2025 KBO 포스트시즌 스크린X 라이브’의 평균 객석 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17일부터 진행된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보다 높은 점유율이 예상된다.

온라인 중계권을 보유한 티빙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KBO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경기당 티빙 시청자 수는 지난해보다 약 40%, 평균 시청 시간은 60% 증가했다. 개막 주말(3월 22~23일)에는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16%, 총 시청 시간이 130% 늘었다. 내년에는 티빙의 중계권(2024~2026) 계약 만료를 앞두고 OTT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