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국방·안보 전략적 동반자”… 60兆 잠수함 수주전 지원

입력 2025-10-30 18:49 수정 2025-10-31 00:15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 기업이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 입찰 예비후보로 오른 사실을 언급하며 방위산업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양국은 회담을 계기로 국방·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식화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카니 총리와 거제 한화조선소를 함께 시찰했고, 김혜경 여사는 총리 배우자와 친교 일정을 소화하며 캐나다의 60조원 규모 잠수함 사업을 둘러싼 외교전에 힘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캐나다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캐나다의 신속한 전력을 확보하고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도 “한국의 잠수함 기술과 역량을 잘 알고 있고, 거제 조선소 시찰을 통해 한국의 조선 역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캐나다는 현재 약 60조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입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가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안보·국방 분야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양국은 국방 조달, 방산 기술 등 분야에서 기밀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 또 방위산업 협력을 위해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국방협력을 가속화하고, 방위산업 협력을 증진하고, 세계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과 캐나다의 근로자, 기업에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한 노력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캐나다와 대한민국은 아주 특별한 관계다. 6·25전쟁 당시에 2만7000명의 군대를 파견했고, 거기서 400명에 가까운 인명 손실을 입기도 했다”며 “캐나다는 대한민국엔 동맹에 준하는 핵심 우방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 분야 협력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더 확대된 협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상징으로 꼽았다.

회담 후 이어진 오찬에서는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경주산 안심 스테이크 등 양국 대표 식재료로 구성된 다섯 가지 코스가 제공됐다. 건배주로는 생강청과 배를 활용한 무알코올 음료 ‘월지의 약속’이 올랐다. 김 여사는 카니 총리의 배우자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와 한복 패션쇼를 관람하는 등 친교 일정을 진행했고, 김 총리는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거제 한화조선소를 시찰했다.

경주=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