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포스코 방문 호주 총리 “공급망 협력 강화”

입력 2025-10-30 18:46 수정 2025-10-31 00:04
장인화(왼쪽) 포스코그룹 회장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30일 경북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포항제철소 원료 부두를 방문해 호주 철광석과 원료탄이 실제 활용되는 현장을 둘러봤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3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50년 넘게 호주에서 철광석을 공급받고 있는 포스코그룹은 한국·호주의 경제 협력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찾아 호주 철광석과 원료탄이 실제 활용되는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호주 총리가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건 2003년 존 하워드 전 총리 이후 22년 만이다.

포스코그룹은 1971년부터 현재까지 15억t 이상의 호주산 철광석과 원료탄을 수입해 사용해 왔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원 보유국으로 핵심 광물 투자를 통해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무한한 기회의 땅”이라면서 “호주의 풍부한 자원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호주는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에너지 분야까지 미래 성장산업을 함께 개척해 나가는 전략적 동반자”라며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신뢰를 공고히 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포스코그룹은 총리 방문에 앞서 호주 글로벌 원료 기업 BHP사와 탄소 감축 제철 공법인 하이렉스 기술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BHP는 하이렉스 데모 플랜트 시험 가동에 필요한 철광석 원료와 기술 노하우를 제공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BHP와의 협력을 글로벌 철강사와 원료 공급사가 함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성공 사례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장 회장은 이날 오전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2025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도 호주와의 원료 공급망 강화, 탄소 저감 제품 공동 개발, 미래 에너지 전환 등 경제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호주는 포스코그룹이 사용하는 원료의 70%를 책임지는 안전한 공급자이자 미래 성장산업을 함께 개척하는 전략적 동반자”라며 “비즈니스와 투자를 넘어 호주의 선진 재난대응 체계를 벤치마킹하는 등 안전, 재난대응 분야까지 협력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와의 양자 간 공급망 협력은 일본·중국 등 아태 지역 내 다양한 파트너가 함께하는 다자간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다자간 공급망 협력은 아태 지역의 주요 경제 주체들이 공동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미래 공급망 건설을 위해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경주=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