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 한국의 페블비치에서 ‘나이스 샷’

입력 2025-11-03 02:11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 자리한 더헤븐 컨트리클럽은 수도권 유일의 링크스형 골프코스로, 27개 전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더헤븐 컨트리클럽 제공

언제나 그렇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을 머리에 이고 달리는 길은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신바람이 난다. 마치 가르마를 탄 듯 쭉 뻗은 시화 방조제 30리길 양 갈래 너머로 반짝이는 윤슬은 이맘때 더욱 영롱해진다. 그 위로 물새들이 군무를 추며 방문객들을 환영한다. 지금껏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몽환의 세계로 인도되는 듯한 느낌이다. 순간 이런 곳이 ‘천국(The Heaven)’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전체 해안선 길이가 61㎞로 섬 같지 않고 마치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를 향하는 길은 늘 이런 느낌이다. 그래서 이곳을 일컬어 ‘경기도의 하와이’로 부르는지도 모른다. 황홀경의 낙조와 바다낚시, 갯벌체험, 다양한 먹거리, 해솔길 등등 바다의 낭만과 추억을 듬뿍 담아갈 수 있어서다. 그런 대부도가 더 대부도다워져서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을 듯하다.

美 페블비치골프링크스 모티브로 2012년 개장

더헤븐리조트 때문이다. 리조트는 2012년에 개장한 더헤븐컨트리클럽(CC)가 출발이다. 더헤븐은 처음엔 아일랜드CC로 오픈했으나 리조트 중앙 언덕에 들어선 7성급 고품격 레지던스 ‘더헤븐’이 세상에 첫선을 보이면서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골프장 모티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다. 30대 때부터 대부도에서 레미콘 사업을 하면서 대부도의 매력에 흠뻑 취해있던 더헤븐골프앤리조트 권모세 회장이 자신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권 회장은 “미국에 잠시 거주할 때 작은 어촌 마을에 들어선 페블비치가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과 지역 매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걸 알고 골프장 사업을 결심하게 됐다”며 “리조트가 들어선 대부도는 페블비치가 위치한 몬테레이 반도보다 입지 조건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코스 디자인은 나인브릿지클럽 제주 등 다수의 세계 100대 골프코스를 설계한 데이비드 데일(미국)이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골프플랜사가 맡았다. 사우스와 웨스트를 조성한 뒤 이스트 코스를 추가로 증설해 현재는 총 27홀이다. 데일은 현장 답사 때 “단순한 씨사이드가 아닌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씨 서라운드(sea surround) 코스”라고 입지에 대해 극찬했다.

이 코스는 2015년 프레지던츠컵 개최지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KLPGA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 BC카드·한국경제 오픈, 교촌 허니레이디스 오픈, 더헤븐 마스터즈, 그리고 KPGA투어 LX챔피언십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국제적인 토너먼트 코스로 전혀 손색이 없음이 입증됐다.

그런 가치를 인정해 골프매거진, 골프다이제스트 등 다수의 골프 매체가 한국 10대 코스, 베스트 코스 등으로 선정했다.

링크스스타일의 자연친화형… ‘다이아 코브(Dia Cove)’ 홀 시그니처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들의 모습. 이상 기후에 대비해 잔디를 중지로 교체해 탄성이 좋으며, 골퍼들은 부드럽고 안정된 샷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더헤븐 컨트리클럽 제공

전체적인 코스 분위기는 자연 친화형이다. 골프 플랜사의 설계 철학을 오롯이 담아서인지 천혜의 자연에 골프코스를 살포시 얹어 놓은 느낌이다. 증설된 이스트 코스의 완만한 업다운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탄하다. 그렇다고 공략이 쉽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링크스스타일 코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바람이 수시로 부는 데다 해저드를 가로질러 샷을 날려야 하는 홀이 더러 있어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시그니처에 해당하는 홀은 ‘다이아 코브(Dia Cove)’로 불리는 사우스 코스 5번(파4), 6번(파3), 7번 홀(파4)이다. 다이아 코브는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한 ‘무적’이라는 의미의 다이아몬드와 해안에서 가까운 대지를 뜻하는 ‘코브’의 합성어다. 더헤븐CC에서 공략이 가장 어려운 홀이다.

5번 홀은 대지와 바다, 그리고 하늘이 어우러진 넓은 페어웨이가 긴장을 풀어준다. 하지만 페어웨이가 점차 좁아져서 장타자에게 마냥 유리하진 않다. 게다가 강한 바닷바람이 부는 날은 난도가 더욱 높아진다.

6번 홀은 길이가 180m로 다소 길다. 티잉 구역에서 그린까지 높낮이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아니다. 설계자는 플레이어가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약간의 오르막을 가미했다. 따라서 클럽 선택 시 이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7번 홀은 화이트 티잉그라운드 기준 전장이 364m로 길다. 왼쪽 페널티 구역이 극도의 긴장감을 더한다. 역시 왼쪽에 자리한 비치벙커가 페어웨이부터 그린까지 이어진다.

페어웨이와 러프 켄터키블루에서 중지로 교체

더헤븐은 급변하는 이상 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코스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다름 아닌 초종 전면 교체를 단행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기존 켄터키블루였던 페어웨이와 러프 잔디를 작년에 중지로 바꿔 촘촘한 밀도로 인해 마치 양탄자를 밟는 느낌이다.

김민정 이사는 “더헤븐CC는 멋진 코스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잔디 교체 후 코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며 “더헤븐 리조트는 과거의 호평에 머물지 않고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발전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헤븐은 골퍼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그중 모든 파3홀에서 실시하고 있는 ‘홀인원 이벤트’가 백미다.

이스트 코스 4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면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왕복 항공권 2매(서울-일본, 동남아), 7번홀에서는 시화병원 종합검진권(100만원 상품권)이 증정된다.

사우스 코스 3번홀에는 신한투자증권의 500만원 상당 프리미엄 골프 라운딩 패키지, 7번홀에는 더헤븐리조트 7성급 리치타운 숙박권(100만원 상당)과 바디프렌드 안마의자가 홀인원 상품으로 걸려 있다. 웨스트 코스 3번홀에서는 하루틴의 LG 55인치 UHD 4K TV가, 8번홀에서는 본에스티스의 500만원 상품권이 증정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