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핵잠수함 승인… 필리조선소서 건조”

입력 2025-10-30 19:03
연합뉴스TV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한·미 군사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승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한국은 바로 이곳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거대한 부활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전하며 미국이 최우방인 영국이나 호주에도 직접 제공하지 않던 핵잠수함 핵심 기술을 한국에 공유하기로 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AP에 따르면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한 기밀 중 하나로, 오커스(AUKUS, 미·영·호주 안보협의체) 잠수함 협정에서조차 미국의 직접 기술 이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은 국방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방어에 있어 우리 군의 주도적 역할을 크게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 사안과 관련한 추진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비공개 정상회담에서도 “나는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에) 완전히 동의하는데, 도입을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알아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 미국 측 실무진에게 “의회 승인 같은 게 필요한 것이냐”고 물어본 뒤 “좀 더 체크해 봐야겠지만 나는 굉장히 동의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통령제(국가)다”라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 동의가 필요하더라도 걱정하지 말라고 이 대통령을 안심시킨 것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조승현 기자, 경주=이동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