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때 4100 돌파… 반도체·자동차·조선주 급등

입력 2025-10-31 00:19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80포인트(0.61%) 오른 4,105.95으로 시작해, 한때 4,138.94로 장중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

올해 한국 증시의 등락을 좌우하던 한 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4% 오른 4086.89에 거래를 마감하며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또 썼다. 장 초반 1.61% 급등하며 4146.72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4100선을 넘어섰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줄었다.

상승의 배경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한국 경제와 증시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다만 주가 급등에 따라 이익 실현 움직임이 커졌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영향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이날 미 중 정상회담이 회견이나 공동 발표 없이 마무리돼 이에 대한 실망 매물이 일부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 상승 종목을 보면 관세율이 줄어든 자동차 업종과 핵 잠수함 건조 관련 조선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현대차(+2.71%)와 기아(0.35%)는 장중 각각 28만9500원, 12만62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도 관세협상 타결,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3.58% 급등한 10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79% 올랐다.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 한화오션은 6.90% 급등했다.

다만 일부 대형주만 주가가 오르는 모습이어서 일각에선 쏠림 현상을 우려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유입된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이 집중돼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수를 압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시장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낙수효과를 만들어 시장 전체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