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정상회담에서 대중국 추가 관세 철회와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에 합의하며 극단으로 치닫던 무역전쟁을 멈추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미·중 양국과 세계 경제에는 물론 그 전날 한·미 관세협상에 합의했던 우리에게도 호재다. 불확실성에 대한 큰 우려가 해소된 만큼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와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 협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며 “중국이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이후 유예를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신 중국이 펜타닐 차단에 협력하지 않는다며 징벌적 성격의 20% 관세를 별도로 부과해왔던 미국은 이를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동안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미·중 무역전쟁은 파국을 피하고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에너지 산업 등에서 양국의 별도 공급망 구축 움직임은 심화되고 있어 근본적으로 갈등이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희토류 대체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중국은 ‘미국의 간섭 없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원하고 있다. 기술 패권을 향한 양국의 경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무역전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여전한 셈이다. 당장 다음달 중순 만료될 예정인 ‘미·중 간 초고율 관세 유예’의 재연장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양국은 지난 5월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를 3개월간 각각 115% 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했고, 이 조치를 8월에서 3개월 더 연장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유예 조치 추가 연장이 없다면 11월 중 다시 두 나라 간에는 초고율 관세 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양국 사이에서 어려운 입장에 처했던 우리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통해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이 기회를 혁신과 구조개혁 노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생산·소비의 성장을 통해 위축된 고용과 내수 부진을 타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미·중 양국의 다툼이 끝난 게 아닌 만큼 두 나라의 갈등 재발 가능성 및 세계 무역질서 재편 움직임에 대한 대비책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