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29일 공식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은 참여 인원, 연사 수, 세션 시간 등 여러 측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AI 황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연단에 서는 기업인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경제 리더들은 서밋 기간 동안 각국 고위급 인사들과도 집중적으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며 투자·협력 확대를 모색한다.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개회식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 전세계 거물급 기업인 등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 의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 세계 경제는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과 신기술 경쟁,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올해 서밋은 바로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서밋 주제인 ‘연결·기업·미래(Bridge·Business·Beyond·3B)’를 언급하며 “전환의 시대에 APEC 회원국과 기업이 나아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CEO 서밋은 단순한 토론의 장이 아니라 실행과 행동의 플랫폼이자 새로운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경주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 되고, 아시아태평양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연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31일까지 예정된 공식 세션은 모두 20개로 무대에 서는 연사만 70명에 달한다. AI·반도체, 탄소중립, 지역경제 통합, 금융·바이오 등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총 19시간 동안 열띤 연설과 토론이 펼쳐진다. 행사에 참여하는 각국의 기업인은 1700명이 넘고 참석 정상은 14명이다. 세션·연사·참석 정상 수와 연설·토론 발언 시간 등은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첫번째 주제 키워드인 ‘연결’을 테마로 진행된 이날 세션에는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이먼 밀너 메타 공공정책 부사장, 샌디 란 쉬 징둥닷컴 CEO 등이 연사로 나섰다. K팝 그룹 최초로 CEO 서밋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BTS) 멤버 RM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K팝의 인기 배경에 대해 “비빔밥 처럼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 문화를 폭넓게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0~31일에는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등의 연설이 차례로 예정돼 있다. 젠슨 황 CEO는 31일 마지막 연사로 나서 대미를 장식한다. 경주 서밋은 특히 APEC 정상과 기업인들간 1대 1로 직접 소통 기회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고위급 네트워킹”이라며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며 투자와 협력을 논의할 기회를 많이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주=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