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국빈 방한하는 시진핑… 부산서 미·중 무역 ‘세기의 담판’

입력 2025-10-29 18:51 수정 2025-10-30 00:06
사진=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방문한다. 방한 첫날인 30일에는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중 무역전쟁의 분수령이 될 ‘세기의 담판’에 나선다. 다음 달 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한·중 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 확대 문제 등을 논의한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미 양측의 합의에 따라 시 주석이 30일 부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난 이후 6년4개월 만이다. 트럼프 집권 2기 들어서는 통화만 세 차례 했다.

궈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중·미 관계의 전략적·장기적인 문제와 공동 관심사인 중대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과 함께 노력해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중·미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며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로 시작된 무역전쟁 이후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이어서 전 세계가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해 잠정 합의를 했기 때문에 최소 ‘스몰딜’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던 100% 추가 관세를 철회하고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 20%를 최대 10%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에 수조 달러를 되찾아 오고 있다. 멋진 여정에서 똑똑하고 훌륭한 지도자들과 협상했다”며 “이제 시 주석이다. 양측 모두에게 대단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 주석은 다음 달 1일 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다. 한·중 관계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냉각된 뒤 시 주석의 첫 방한이기에 완전한 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 북핵 문제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과 중국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31일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