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콜마홀딩스 이사회 복귀를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콜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가 갈등이 윤 회장의 아들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의 승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콜마홀딩스는 29일 세종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김치봉·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3명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결과 부결됐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과반수이자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안건의 찬성률은 약 17%에 그쳤다. 표결에 참여한 전체 기관투자자들도 반대표를 던졌다. 일반 소액주주 중 찬성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경영 쇄신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추진해온 회사의 방향성이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윤 회장은 자신과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유정철 부사장 등 10명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해 이사회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다. 그러나 주총을 앞둔 지난 24일 윤 대표를 포함해 7명이 자진 사퇴했다. 이날 안건마저 부결되며 콜마홀딩스 이사회는 윤 회장의 아들이자 최대주주인 윤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했다.
윤 부회장은 이번 안건이 최근 자회사 경영권 이슈와 연관된 가족 사안인 점을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콜마홀딩스 측은 “가족 관련 사안에서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기보다 시장과 주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회장은 여전히 딸인 윤 대표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회장이 주식 69만2418주(약 98억 4600만원)를 윤 대표에게 증여하기로 했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증여일은 다음 달 28일이다. 윤 회장의 증여에 따라 윤 대표의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은 기존 6.54%에서 8.89%로 늘어나게 되지만 지배 구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CJ제일제당 출신인 이승화 사내이사와 윤 부회장, 윤 대표까지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도 장악하면서 사실상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대상으로 낸 주식 반환 청구 소송만 남은 상황이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