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예정보다 1시간여 늦게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그는 불끈 쥔 오른손을 들어 보이는 특유의 주먹 인사로 방한을 알렸다. 이번 방한에는 에어포스원은 물론이고 전용 헬기 ‘마린원’과 리무진 ‘더비스트’ 등 미 대통령 전용 이동수단이 총동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원은 F-16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11시32분쯤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오전 10시30분쯤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직전 방문지인 일본 도쿄에서 이륙 시간이 1시간여 늦어지면서 지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와 인사를 나누는 동안 도열해 있던 의장대는 ‘트럼프 테마곡’으로 불리는 미국 디스코 그룹 빌리지피플의 ‘YMCA’를 연주했다. ‘영 맨(Young Man)’으로 시작하는 가사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이 노래를 자신을 상징하는 유세곡으로 활용했다. 이 곡이 흘러나오는 동안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외교부에서 선곡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국빈방문 형식으로 이뤄졌다. 최고 예우 차원에서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조 장관 외에도 강경화 주미대사, 케빈 김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대사대리 어깨를 두어 번 툭툭 치며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 대사대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미 외교에 관여했다.
환영 인사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 마린원에 올라 한·미 정상회담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로 이동했다. 마린원은 이륙 후 1시간여 뒤인 낮 12시28분쯤 큰 원을 그리며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보조 헬기장에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리무진 더비스트로 갈아타고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리는 경주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이형민 기자, 경주=이동환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