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 주석 11년 만의 방한… 한·중 관계 도약 밑거름되길

입력 2025-10-30 01:20
사진=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박 3일 일정으로 오늘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그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답방하지 않았다. 이웃 나라 정상이 11년 만에 방한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간 양국이 얼마나 소원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 주석 방한과 11월 1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를 온전히 회복하는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

한·중 관계가 좋아지려면 양국 간 신뢰 형성이 우선이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과 고위급 소통 활성화 약속을 통해 지난 세월 양국 지도자가 서로 만남을 기피하던 ‘비정상적 외교’를 바로잡아야 한다.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서 인적, 물적,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 그 일환으로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조치도 뒤따라야 하고,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설치와 같은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일들도 중단돼야 할 것이다.

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도가 높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게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 이번 회담에서 경제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조치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나아가 2015년 일부 분야에 국한해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발전시켜 ‘2단계 한·중 FTA’를 본격 논의하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제한 방침으로 한국 기업들까지 덩달아 희토류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고, 미국 선박 회사들에 대한 제재가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로도 불똥이 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측에 앞으로는 미·중 대립을 이유로 한국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분명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북한과 관련해 ‘비핵화’라는 표현을 자제해 왔다. 이를 두고 북한 핵무기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그렇기에 이번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도 거듭 당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