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행사가 시작된 29일부터 21개 회원국은 역내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호주 캐나다 베트남 태국 등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경주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기업인도 본격적인 네트워킹에 나섰다.
31일부터 시작되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APEC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가 시작됐다. AMM은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종 점검 성격의 각료급 회의다. APEC 각급 기관의 올해 활동과 의장국의 핵심 성과, 고위관리회의(SOM)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AMM 회원국은 이날 경주 우양미술관에서 리셉션 및 만찬을 가졌다. 30일에는 개회식과 함께 본회의가 개최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각각 세션 1, 2의 의장을 맡아 공동 주재한다. 올해 APEC 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중심으로 세션 1(혁신과 번영)에서는 디지털 협력을 통한 지역 도전과제 대응 및 공동 번영 방안을 논의한다. 세션 2(연결)에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역내 공급망 강화 및 무역 증진 방안이 다뤄진다.
회원국은 AMM 전날까지 각국 고위 실무자가 참석하는 최종고위관리회의(CSOM)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각급에서 14개 분야별 장관회의·고위급 대화를 진행하며 고용·노동, 통상, 디지털·인공지능(AI), 식량안보, 문화,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고민해 왔다.
AMM에는 21개 회원국의 외교·통상 장관뿐만 아니라 APEC 옵서버 자격으로 아세안(ASEAN),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가 참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초청 국제기구 대표로 참석한다.
AMM이 폐회하는 30일에는 회의 결과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회원국의 뜻을 하나로 모은 공동성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의 공동성명과는 별도의 결과물이다.
경제인 행사도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한·미 정상이 연설에 나선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회식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인들은 31일까지 사흘간 20개 세션에 걸쳐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31일 오후에는 정상과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간 업무 오찬이 열린다.
APEC의 꽃인 정상회의는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회원국 간 무역·투자증진, 경제 통합 방안을 비롯해 미·중 경쟁과 보호무역 확산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합의를 모색할 예정이다. 정상회의가 끝나는 1일에는 공동성명 등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도착이 1시간여 지연되면서 이날 예정됐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은 취소됐다.
경주=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