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0시29분 서울 전역에 1분간 사이렌이 울렸다. 사이렌이 울리자 시민들은 묵념했다.
정부가 처음으로 민간단체들과 공동 주최한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행사였다. 김민석 국무총리, 여야 대표와 정부 초청으로 방한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등 300여명과 시민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으로 추모사를 보내 “3년 전 서울 한복판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너무나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며 “그날 국가는 없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슬픔을 호소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노르웨이 국적의 희생자 스티네 에벤센씨의 어머니 수잔나 에벤센씨는 “스티네는 화물번호가 찍힌 소포로 돌아왔다”며 “2023년 10월 다시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의 부모님들이 1년 내내 싸워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울먹였다. 고 김인홍(사망 당시 24세)씨의 유가족인 김복순(62)씨는 연단 앞줄에 앉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 “나라가 이럴 수 있습니까”라며 큰소리로 항의했다.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참사 희생자 신청 사건 등 총 251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공동선언문에서 “(이태원) 특별법은 한 차례의 대통령 거부권에 좌절되고 참사 발생 1년6개월이 경과한 2024년 5월 21일에야 시행 공포됐다”며 “3주기 기억식은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