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을 추진하다 무산된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결국 개원하지 못한 채 두 번째 주인의 손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진행한 녹지국제병원 부지 19개 필지(2만8002㎡)와 지상 3층 규모 건물에 대한 4차 경매에서 부산지역 모 의료법인이 단독 응찰해 204억7690만원에 낙찰받았다.
법원은 다음 달 4일 매각결정기일을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한 달 내 잔금 180억원이 납부되면 소유권이 최종 이전된다.
녹지국제병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귀포시 동홍동 일대에 조성한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위치한다. 당초 중국 녹지그룹이 진료 수익을 배당할 수 있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운영하기로 하고,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건립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2017년 병원 건물을 완공했다.
하지만 의료영리화 우려가 커지자 제주도가 2018년 12월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붙여 개설 허가를 내줬고, 이에 녹지그룹은 제주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 과정에서 3개월 개원 시한을 넘기면서 개원이 무산됐다.
이후 2021년 디아나서울이 병원을 인수해 외국 VIP 대상 줄기세포 치료, 건강검진 등을 계획했지만 자금난으로 경매에 넘어갔다.
새롭게 병원을 인수한 의료재단은 서울과 부산 등에서 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녹지병원 운영 방안은 아직 검토 중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