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7전 4승제의 월드시리즈(WS)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토론토 타선은 전날 18회 연장 혈투의 여파를 딛고 선발 등판한 ‘야구의 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무너뜨리며 시리즈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
토론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WS 4차전에서 다저스를 6대 2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춘 토론토는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6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토론토는 1993년 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전날 3차전은 WS 최장 타이인 연장 18회, 6시간 39분 혈투였다. 오타니의 9출루 활약과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포를 앞세운 다저스가 6대 5로 이겼다. “새벽 2시에 잤다”고 밝힌 ‘이도류’ 오타니는 4차전에 생애 첫 WS 선발로 나섰다. 토론토는 셰인 비버가 선발 등판했다.
토론토는 2회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희생타를 허용, 다저스에 선취점을 내줬으나 곧장 반격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3회 1사 1루에서 오타니의 스위퍼를 걷어 올려 역전 투런포로 연결했다.
토론토 타선은 7회까지 이어지던 투수전 양상에 균열을 냈다. 톨턴 바쇼와 어니 클레멘트가 연속 안타로 출루하자 다저스는 오타니를 내렸다. 이후 적시타 세례를 퍼부은 토론토는 4점을 더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간판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옆구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게레로 주니어가 올해 포스트시즌 7호 홈런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게레로 주니어는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어제 패배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오늘 한 경기와 투구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며 “다음 경기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 나는 우리 팀을 믿고, 우리 팀은 특별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타니는 6이닝을 버텼지만 6피안타 6탈삼진 4실점으로 주춤했다. 세 차례 타석에서도 무안타에 그쳤다. 오타니는 “7이닝을 던지는 게 목표였는데, 그 이닝을 마치지 못한 게 아쉽다”며 “비록 졌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투구를 한 것도 생산적인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팀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5차전을 벌인다. 토론토의 트레이 예세비지와 다저스의 블레이크 스넬이 1차전에 이어 다시 선발로 맞붙는다. 예세비지는 1차전에서 4이닝 2실점, 스넬은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