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월레 소잉카(91·사진)가 미국이 자신에게 발급했던 비자를 취소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소잉카는 “이제 나는 비자가 없다. 사실상 미국 입국이 금지된 셈”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소잉카는 이날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총영사관으로부터 비자 취소 통보 서한을 받았고, 취소 절차를 위해 여권을 갖고 영사관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총영사관이 발송한 서한에는 “비자 발급 이후 추가 정보가 확인됐다”는 문구가 취소 사유로 기재됐다.
1986년 아프리카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잉카는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에서 강의하며 오랜 기간 미국과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6년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항의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미국 영주권을 파기했다.
소잉카는 이번 비자 취소가 최근 자신이 트럼프를 우간다 독재자 이디 아민에 빗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트럼프는 독재자처럼 행동해 왔다”며 “아민은 국제적 위상을 지닌 인물이었으니 그와 비교한 것은 오히려 칭찬”이라고 말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