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결혼 후 남편 따라 한국행… 하나님 사랑 체험 후 신앙 되찾아

입력 2025-11-01 03:05
저는 10여년 전 필리핀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일하러 떠났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내 마음속에 주님을 받아들이는 건 별개 문제였습니다. 당시 저는 일에만 집중하며 살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주일예배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성경도 멀리했습니다. 이때 두바이에서 한국인인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은 저처럼 석유와 가스산업 사업 관련 일을 했는데, 해당 사업 매니저가 우리 둘을 연결해 줬습니다. 이때도 저는 신앙에 관해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남편이 신자가 아닌 데다 상처(喪妻)한 홀아비란 점을 들어 크게 반대했습니다. 오빠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하나님께 불순종했기에 앞으로 어떤 고난을 겪더라도 하나님께 불평할 권리가 없어.” 가족의 반대에도 저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습니다. 시댁은 저의 신앙생활을 존중했지만 신앙과 문화가 다른 남편과 타국 생활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남편은 해외 출장이 잦았습니다. 누군가는 제게 “남의 아이 보모 노릇이나 하려고 그와 결혼했느냐”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이러한 불순종에도 저를 향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언어의 장벽으로 한국인 성도와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저를 다문화 교회인 시티센터교회로 이끌었습니다. 이 교회에 갔을 때 저는 꼭 고향에 온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 성도도, 외국인 성도도 모두 우리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줬습니다. 교회 출석 후 남편의 동의를 얻어 두 자녀도 교회학교에 데려왔습니다.

남편의 자녀를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언어가 문제였습니다. 저는 한국어를, 아이들은 영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서로 이해하지 못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교회 예배를 드리며 죄인인 우리를 사랑해 친아들의 생명까지 내준 하나님의 사랑을 떠올렸습니다. 한국 성도님이 매일 아침 보내주는 묵상 나눔도 삶의 어려움이 아닌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이들은 주님을 믿는 하나님의 자녀로,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그분은 우리 삶에서 일어난 모든 좋은 일의 이유입니다.

나리 울산 시티센터교회 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