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리더들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28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공식 개막했다. 오는 31일까지 나흘 동안 APEC 회원국 정상과 전세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경북 경주에 모여 인공지능(AI) 전환 등 글로벌 아젠다를 논의한다. APEC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올해 APEC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자간 플랫폼이 돼 인류에 진정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APEC CEO 서밋의 첫 공식 행사인 환영만찬을 열었다. 경주를 찾은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서밋 본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만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기업에선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 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등이 자리했다. 각국 외교사절 등을 포함해 1000여명이 모였다.
스탠딩 형식으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의 음식과 음악을 즐기며 각국 주요 인사 및 다양한 분야의 산업 관계자들과 폭넓은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만찬 메뉴는 경주 한우, 동해 전복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전통 음식부터 할랄·비건까지 각국의 식음 문화를 반영해 다양하게 구성했다.
최 회장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동궁과 월지’는 1000년 전 왕과 학자들이 시를 주고 받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던 곳”이라며 “1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훨씬 더 큰 연못과 바다를 가지고 있고 그 바다를 통해 더 많은 술잔을 띄우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는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함께 더 큰 사업을 일구는 좋은 장소”라며 “앞으로 3일간 우리는 지혜와 문화를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마티어스 콜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사이먼 칸 구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이 지사, 박 사장 등이 건배 제의를 하며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APEC CEO 서밋은 2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3B(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서밋은 각국 정상들과 글로벌 CEO들이 일대일 미팅을 통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퓨처테크포럼’에서는 AI·조선·방산 등 6대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실행 가능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최 회장은 앞서 SK그룹 주관 ‘퓨처테크포럼: AI’에도 참석해 “한국이 AI 시대의 병목 현상을 풀어내는 테스트 베드(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급속도로 보급된 인터넷과 모바일 발전 사례 등에 비춰 한국이 AI 분야에서도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앞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