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8일 경남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박완수 경남지사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곳곳에서 충돌했다.
명씨는 이날 국감장 입구에서부터 인터뷰를 통해 “박 지사 측근들이 제 장인어른을 좀 심하게 압박하더라. 국가산단 등을 다 얘기할 것”이라며 적대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국감은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부터 시작됐다. 2021년 8월 명씨의 주선으로 박 지사가 당시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경위 등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박 지사는 명씨가 만남을 주선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의 공천과정에 명씨의 도움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지사는 “대선 후보 경선을 하기도 전이었고 윤 전 대통령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불렀던 자리”라며 “그 만남 이후 저는 윤석열 캠프에도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명씨는 “당시 제가 박 지사에게 연락해 모시고 갔었고, 윤 전 대통령이 공천을 주라고 했으니까 준 것”이라며 “그때 윤한홍·권성동 의원은 경선을 하려 했고 김건희 여사가 김태호 의원에게도 연락해 (경선에) 못 나오게 했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핵심은 박 지사와 경쟁 관계였던 윤한홍 의원을 정리하는 데 윤석열 내외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고, 김태호 의원의 출마 의지를 꺾는 데 김 여사가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사는 이 같은 의혹 전부를 부인했다.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선정 과정에 명씨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명씨는 자신이 산단 지정에 의견을 줬고 박 지사도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경남지사가 비서에게 지도를 가져오라고 해서 북면 고암리를 꼭 찍어서 여기에 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명씨는 맞는다고 대답했고, 박 지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의원과 박 지사가 서로 언성을 높이며 충돌하기도 했다. 박 지사는 “(국가산단 문제는) 특검이 수사하고 있고 국감 대상이 아니다. 나를 폄하하기 위한 질의 아니냐”고 반발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