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다카이치 밀착 “미·일 새 황금시대 열자”

입력 2025-10-28 18:48 수정 2025-10-28 23: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올라 주일미군 장병들에게 "일본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고 소개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손을 흔들고 있다. 두 정상은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함께 타고 이곳으로 이동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첫 정상회담에서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맞서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과 일본은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라며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당신은 환상적인 일을 할 것이고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군사 역량을 상당히 증강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의 대규모 군사 장비 주문도 받았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양국 관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될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일·미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함께 열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미·일 핵심광물 및 희토류 확보를 위한 채굴·정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 경제정책 수단과 투자를 활용해 핵심광물과 희토류 개발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일 무역 합의에 대해 “매우 공정한 합의”라면서 “일본이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를 향한 협정 이행’이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양국 무역 협정을 ‘위대한 협정’이라고 부르며 이를 이행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이 일본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790조원) 규모로 투자하는 내용의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정부는 이날 미국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일본 기업 목록을 공개했다. 10곳이 넘는 일본 기업들이 참여를 검토하는 사업의 총규모는 4000억 달러(574조원)에 이른다.

미·일은 조선업 능력 확대를 위한 협력 각서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선박 건조에서 일본과 협력할 것이며 많은 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일본인 납북 피해자 유가족과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납북자 사진을 든 유가족에게 “이 아름다운 얼굴들을 모두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저녁 취재진과 만나 “정상회담에서 동맹의 억지력과 대응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등 우방국들과의 연계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관여 의지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박3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첫 정상회담을 30일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