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공략 나선 정의선, 사우디 빈 살만 단독 면담

입력 2025-10-29 00:14
정의선(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재 건설 중인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HMMME는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동 최대 경제국이자 전략적 제조 거점으로 부상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 면담을 하고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신재생에너지,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협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나 자동차산업과 스마트시티, 에너지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28일 밝혔다. 정 회장이 빈 살만 왕세자를 단독으로 면담한 것은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우디의 국가 발전 전략인 ‘비전 2030’과 연계한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있는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사우디의 기가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지난 26일엔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을 방문해 공장 건설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HMMME는 현대차 30%, 사우디 국부펀드(PIF) 70%의 지분으로 설립된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 거점이다.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산업 수요와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특화 설비를 적용한 현지 맞춤형 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HMMME에 다차종 생산 설비와 고온·모래먼지 대응 냉방·방진 시스템을 적용해 고품질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우디 전용 차량과 전기차·하이브리드·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차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정 회장은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며 “사우디 생산 거점 구축은 현대차가 중동에서 내딛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고온과 사막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주요 기관과의 협력 관계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네옴(NEOM)과 체결한 친환경 모빌리티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수소 모빌리티 실증사업을 진행했고 수소전기버스 ‘유니버스’ 주행 성공으로 기술력을 입증했다. 기아도 사우디 기가 프로젝트 개발사 RSG와 함께 목적기반차(PBV) ‘PV5’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