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김건희, 처음엔 꺼리다가 쉽게 받아”

입력 2025-10-29 00:04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목걸이 등을 전달했다고 뒤늦게 말을 바꾼 ‘건진법사’ 전성배(사진)씨가 명품을 전달할 때마다 김 여사에게 전화해 전달 여부를 확인했다고 28일 열린 재판에서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 여사가 통일교 측에 대선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며, “한학자 총재를 비밀리에 만나러 가겠다”고 말하는 통화 녹음도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의 이진관 재판장은 전씨의 2차 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총 3차례 명품을 전달한 뒤 돌려받았다고 밝힌 전씨를 직접 신문했다. 금품 전달 후 김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냐는 재판장 질문에 전씨는 “건넬 때마다 김 여사와 통화를 해 확인했다”며 김 여사가 “(어떤 물품인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김 여사가 받는 것을 꺼려 ‘마음으로 주는 것인데 받아도 된다’고 설득했다”며 “이후 선물을 줄 때는 쉽게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재판장은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진술이 법정에 와서 달라졌고, 지난 기일 때 설명과도 달라졌다. 왜 이렇게 말이 변하는가”라고 전씨의 진술 번복을 지적했다. 이에 전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모면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동안 전달 사실을 부인한 이유가 김 여사 측과 협의했기 때문 아니냐는 재판부 질문에 전씨는 반복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 재판장은 “공소사실을 인정했다고 양형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대로 다 말하고 잘못을 인정해야만 반영된다”고 말했다.

특검 측은 이날 재판에서 전씨와 김 여사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 문자 기록을 대거 공개했다. 특검이 공개한 2022년 3월 30일 대선 직후 통화에서 김 여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전화해 “이 번호는 비밀리에 하는 (전화)번호다”며 “이번에 여러 가지 도와줬다는 말을 들었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총재님한테 인사드려야 하는데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