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서 챗GPT 바로 쓴다… 이번엔 성난 민심 달랠까

입력 2025-10-29 02:03
카카오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카카오톡에 탑재한다고 28일 밝혔다. 카카오톡 대화 중 챗GPT에 바로 질문할 수 있고 답변을 채팅방에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톡 예약하기’와 연동해 숙소나 식당을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 제공

15년 만의 카카오톡 대개편 이후 거센 역풍에 직면했던 카카오가 2차 업데이트로 다시 승부수를 띄웠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의 카카오톡 탑재가 핵심이다. 누구나 일상에서 AI의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전략이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28일 경기도 성남 판교사옥 ‘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톡 관련 2차 개편안을 발표했다. 1차 개편의 방점이 숏폼·친구탭 개편에 찍혔었다면, 이번에는 생성형 AI와 카카오톡의 유기적 결합에 무게를 뒀다.

우선 카카오톡 전용으로 개발된 ‘챗GPT 포 카카오’가 탑재된다. 앞으로 소비자는 두 애플리케이션(앱)을 오가지 않고도 카카오톡에서 바로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카나나’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카나나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의 대화 맥락을 이해하면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 생신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이를 감지한 카나나가 자동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맞춤 선물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카카오가 내세운 AI 탑재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다. AI 에이전트인 ‘카카오 툴즈’를 통해 카카오 계열 앱을 연동해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합정역 근처의 케이크 맛집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카카오맵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구체적인 답변이 출력된다. 카카오톡 예약하기·카카오톡 선물하기·멜론 등 서비스도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카카오는 카나나의 한국어 이해도가 다른 AI에 비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어가 표준 언어인 챗GPT·제미나이 등에 비해 카나나는 한국어 맥락을 더 잘 이해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가령 사용자가 “엄마 배고팡~”이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글로벌 모델들은 이를 ‘엄마가 배고프다’ ‘사용자가 엄마를 ‘배고팡’이라고 불렀다’ 등 엉뚱한 해석을 내놓지만, 카나나는 이를 정확하게 이해했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주민등록등본 발급·전자증명서 등록·KTX 승차권 구매 등 공공 서비스와 카카오톡을 연동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데이트가 1차 카카오톡 대개편에 비판적이었던 민심을 달래는 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친구탭에서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피드 형식으로 확인하고 숏폼 탭을 추가하는 등 소셜 기능을 강화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메신저 본연의 성격 훼손과 사생활 노출 우려 등 관련 지적이 쏟아지며 결국 개편안 일부를 취소하고 수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유용하 카카오 AI 에이전트플랫폼 성과리더는 “카카오톡에 새로 탑재되는 챗GPT와 카나나를 통해 누구나 더 쉽게 AI를 접하게 되면서 AI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리라 기대한다”며 “카카오는 이를 통해 AI를 단지 기술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 바꿔가는 ‘일상 AI 시대’를 본격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