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를 지역구로 둔 조계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옆 동네인 노관규 순천시장(무소속)을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순천 지역 시민단체는 관광객 1000여만명을 끌어모으며 성공 개최한 ‘2023국제정원박람회’ 이후 한 단계 더 도약한 순천시 발전을 이끌고 있는 순천시장을 흔들며 28만 순천시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조 의원 측은 증인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지자체장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순천시민연대는 27일 조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이 아무런 근거 없이 순천시정을 흔들며 시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전남 동부권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임에도, 조 의원은 정치적 계산을 앞세워 지역 간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순천시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정착 기반 마련에 집중하는 시점에 이를 흔드는 것은 청년들의 꿈과 도시의 미래를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지역 간 갈등이 아닌 협력과 상생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MBC 순천 이전 추진을 반대하는 조 의원은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감에서 노 시장을 증인으로 불러 순천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사업 예산 증액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시정 관여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순천만국가정원 꿈의 다리, 하수종말처리장 위탁사업자 선정, 순천신대지구 개발이익환수, 남문터광장 신연자루 철거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시 신문이 미진했다고 판단해 노 시장을 29일 국감 증인으로 다시 신청했지만 노 시장은 순천시의회 시정질문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 순천시민 이모(48)씨는 “여러 현안이 많은 자신의 지역구나 잘 챙겨야지. 열심히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옆동네에 ‘감 놔라 배 놔라’ 간섭하는 국회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직격했다. 노 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국감 증인 신청에 대해 “여수MBC가 순천으로 이전 협약한 것에 대한 분풀이도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